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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맛집

[내돈내산] 서울대 입구 일식집 추천 "카이센동136" #샤로수길

 

봉천동에 자취하는 요즘, 샤로수길 맛집을 종종 찾곤 하는데요, 저번에 다른 맛집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니 "카이센동136"이라는 일식집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맛집인가 궁금해서 이번에 다녀왔습니다.

 

 

1. 매장 분위기

카이센동136 매장 외부 모습, 메뉴를 소개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매장 입구로 들어서면 지하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로고. 그릇에 파도가 치는 것이 해산물 덮밥 매장을 표현한 듯 하다.
카이센동136 매장 외부 모습. 1층 입구 바로 옆에 또다른 일식집이 있다. 막상 들어가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매장 내부는 편백나무까진 아니지만 비슷한 톤으로 통일된 깔끔하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였습니다.

 

콘센트를 매장 로고가 그려진 덮개로 가려놓은 모습
콘센트를 매장 로고가 그려진 덮개로 가려놓은 모습

깜빡하고 매장 전경을 촬영하지 않았는데, 식사 중 콘센트를 매장 로고로 가려놓은 것이 눈에 띄어 찍어보았습니다. 손님 눈길이 닿는 곳은 사소한 것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쓴 모습이었습니다.

 

 

 

2. 음식 맛과 양, 먹는 방법(맛집 인정! 양은 보통.. 소소한 재미가 있는 먹는 방법)

메뉴판, 한쪽에 하나의 메뉴만 소개돼 있다. 대표메뉴인 카이센동 부분 모습
메뉴판, 한쪽에 하나의 메뉴만 소개돼 있다. 대표메뉴인 카이센동 부분 모습
카이센동 모습. 제첩국 같았던 국과 차완무시, 약과와 김, 생강초절임이 함께 나왔다.
카이센동 모습. 제첩국 같았던 국과 차완무시, 약과와 김, 생강초절임이 함께 나왔다.

 

음식 맛은 훌륭했습니다!

 

메뉴판 모습과 비교해보면 키위 대신 약과가 나왔고, 김도 무언가 대신 나온 것 같고... 국도 조금 달라보이네요. 아무튼 다 맛있었습니다. 카이센동 136이라는 가게 이름 중에 "136"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1도씨의 온도에서 36시간 동안 숙성한 해산물이라는 뜻이라는데요, 그 비결이 무엇인지 확실히 해산물들이 일품이었습니다.

 

연어와 참치는 당연히 부드러우리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부드러운 전복과 관자는 진짜 태어나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향도 전혀 비리지 않았고, 재료 고유의 풍미는 솔직히 조금 죽은 것 같았지만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움에 감탄했습니다.

 

뭐랄까... 물에 불린 느낌인데, 육즙이 빠져나가진 않았지만 스며든 물에 풍미가 조금 희석된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사장님께서 직접 만들어 시중품보다는 연하다는 와사비를 듬뿍 올리고, 일반적인 초밥보다는 단촛물 간이 살짝 강한 편인 밥과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살아나 전체적으로 먹을만 했습니다.

 

간이된 밥 위에 사장님표 와사비와 생선을 올려 초밥처럼 만들어 놓은 모습
간이된 밥 위에 사장님표 와사비와 생선을 올려 초밥처럼 만들어 놓은 모습

먹는 방법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애초에 음식이 나올 때 밑반찬이 올라가 있는 쟁반은 직원이 따로 서빙해주셨고, 메인 메뉴는 사장님이 밥과 생선이 담긴 쟁반을 들고 나오시더니 눈 앞에서 만들어 내어주셨습니다. 그걸 흰 살 생선부터 먹으라는 사장님 조언대로 밥 위에 와사비와 생선을 올려 초밥처럼 먹었는데, 재료들이 훌륭하니 웬만한 초밥집보다 나았습니다.

 

덮밥집이라기보다는 한 입 크기로 밥 쥐어주는 과정을 생략하고 밥 한 공기에 재료만 덩그러니 얹어주는 초밥집이었달까요? ㅋㅋㅋㅋ 어쨌든 밥 양은 내 맘대로 조절하고, 생선을 사시미처럼 먹다가 밥이랑 와사비를 같이 먹기도 하고, 남은 밥을 김이랑 와사비에 먹기도 하면서 초밥보다는 재미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3. 총평, 기타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기 10분 전에 저녁타임 1등으로 매장에 방문했는데, 사장님이 일찍 음식을 내어주셨습니다. 그 때 서빙하는 직원 분이 저한테 "쉐프님께서 일찍 드린다고 하네요"라니까 사장님은 뭔가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이시더군요. 평소에는 사장님이라고 안부르다가 갑자기 쉐프라고 부르는 직원의 장난에 민망해 하시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쉐프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료의 상태가 좋았습니다. 조리된 음식이 아닌 요리를 먹는 느낌이었어요. 직원도 친절하셔서 좋았습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