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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여정/독후감

[독후감]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게 표지

 

30p 착한 어린이

 

나는 착한 어린이였다. 사전적인 의미는 차치하고 어른들이 규정한 착한 어린이란 '어른들 말씀을 잘 듣는 아이'이었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에 비해 사회규범과 문화 그리고 도덕 따위에 더 익숙한 존재들이기에, 그들의 말을 잘 따른다는 것은 분명 어린이 제멋대로 구는 것보다는 대체로 "착한" 일인 편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태권도 학원에서 어른들을 공경하고 인사 잘하라고 배운 이후 동네 어른들께 꼬박꼬막 인사하여 이쁨을 받았다. 교회 목사님이 술, 담배, 비속어는 나쁜 것이라고 가르쳐주신 이후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욕도 사용하지 않는다.(비속어 정도는 한다)

 

그러나 그렇게 자란 착한 어린이는 나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알게되고 그것이 어른들의 가르침과 충돌한다고 느낄 때 사춘기를 겪게 된다. 내가 옳다는데, 내가 좋다는데 어른들이 자꾸 자신들의 옳음을 설파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강요하니 반항심이 생기는 것이리라.

 

내 경우 특별한 사춘기 없이 무난하게 자란, 정말 착한 어린이였다.(애늙은이 소리를 자주 들었다. 내가 되려 어른들에게 그들의 옳음을 되뇌이며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이 곧 내가 좋아하는 것이 돼버린 것이다. 내 스스로의 욕망을 찾아 충족시키지 않더라도, 어른들이 좋아하면 그 자체가 내 기쁨이었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내 행복이 되버렸다. 그렇게, 나를 희생해 나라를 위해 일하는 군인이 되었다. 훈련하느라 밤샘해도, 잦은 야근에 피곤해도, 이 땅의 어른들을 위한 명예로운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곧 내 행복이었기에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나 개인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조직의 문제들... 부조리한 대우와 불합리한 문화에 진절머리가 나버려 군대를 떠나버린 지금, 이제와 돌이켜보니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나는 어떤 욕망을 가졌을까?

 

어린이들이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나게 하기 위해서는 분명 어른들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정답이 아니라 많은 답 중 최선일 뿐이며, 다른 답도 있다는 것은 알려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어린이를 대할 때마다 혹시 잘못된 인상을 주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신경쓰는 작가의 노력을 칭찬한다) 나처럼 방황하는 어른을 재생산하지 않기 위해.

 

* 그래도 분명한건, 아직도 공익을 위해 일하는 보람과 기쁨이라는 것 만큼은 내 가슴에 남아있다. 나는 어떤 재미있는 일로 사회에 공헌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착한 어린이

 

 

 

104p 한 지붕 아래 사는 친구

 

나도 맏이다보니 동생을 돌보는 위치였다. 한편 나는 나름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고, 동생은 운동신경이 좋았다. 나는 운동신경이 좋은 동생과 비교당하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아무래도 공부로 비교 당하고 잔소리 듣는 동생은 꽤나 불쾌했던 모양이다.

 

언제나 나와 비교 당하는 것을 싫어했고, 나와 똑같은 대우를 요구했다. 중학생인 내가 초등학생인 동생보다 용돈을 조금 더 받을 때면 "너도 중학생 되면 더 줄게", "오빠는 고등학교 졸업하면 용돈 없지만 너는 3년 더 받을 수 있어" 등등 아무리 설득해도 단비 마냥 투정부리는 탓에 그냥 같은 금액을 받아갔다.

 

사실 객관적으로보면 나는 동생에게 물질이나 감정이나 정말 많은 양보를 하고 있지만, 동생은 어릴 적 비교 당한 상처가 너무 큰 나머지 아직도 자기가 나 때문에 손해보고 있다고 느끼는 듯하다. 형제 자매 남매 관계를 대하는 것은 참 어렵다.

 

 

한 지붕 아래 사는 친구

 

 

165p 양말 찾아가세요

 

양말을 잃어버리는 아이들과 작가가 어릴 적 무언가를 잃어버렸던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물건를 자주 잃어버리는 나, 그리고 와중에 지갑 만큼은 10년 넘게 쓰고 있는 내 이야기가 떠올랐다.

 

책을 읽다보니 잊고 있던 어린시절 이야기가 떠올라 좋다. 작가가 "얘얘, 나 말이야 이랬던 적이 있다? 너는 어때?"하고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요즘 낯선 사람과의 대화 주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에버랜드 알바하다 만난 어린 친구들과!) 어릴 때 뭐 잃어버렸던 에피소드 같은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양말 찾아 가세요

 

 

전반적으로 어린이라는 세계를 1부와 2부를 통해 어린이라는 세계를 여행하는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한마디로 "어린이를 존중하자" 정도로 감히 요약해본다. 그러나 3부에서는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앞의 언급과 달리 어린이에 대해 이것저것 작가의 사견이 붙어있어 아쉬웠다.

 

 


 

트레바리라는 독서 모임을 하며 적었던 독후감입니다. 오늘 너무 바빠 어떤 포스팅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독후감들을 세이브 원고처럼 써보기로 했어요! 편법... ㅎㅎ 이 책은 에버랜드 알바 초기에 읽었던 터라 에버랜드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들어있네요. ㅋㅋ

 

아.. 1일 1포스팅 1달만 유지해 보려 했는데 벌써 세이브에 손을 대다니... 좀 더 분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