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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다낭 여행

[다낭 여행] 유익한데 아쉬운 "후에 투어" 후기(하) #후에 왕궁 #끼워 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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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여행] 유익한데 아쉬운 "후에 투어" 후기1 #랑코 비치 #카이딘 황제릉

다낭 여행의 첫 시작은 후에 투어였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다낭 여행객들은 리조트나 호이안에서 경치와 마사지를 즐기는 휴양을 하실 텐데요. 저는 해외여행이라면 단순 휴양이 아니라 응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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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여행기 후에 투어 1편에 이어 2탄 입니다! 

 

 


# 베트남 가정식 세트

후에 투어 중 먹은 베트남 가정식. 계란전, 생선국, 수육, 돼지고기 볶음 등이 있었다.
후에 투어 중 먹은 베트남 가정식

차로 2시간 이동하고, 해안 잠깐 내렸다가 화장품 가게 들렀다가 카이딘 황제릉까지 들르고 나니 딱 식사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전에 안내된 대로 베트남 가정식이 준비돼있었는데, 나름 예쁘게 플레이팅 돼있고 개인 식기류까지 고급스럽게 세팅돼있었지만, 우리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올려둔 것인지 음식이 다 식어 있어 아쉬웠습니다. 베트남에서의 첫 끼니였는데... 전반적으로 쏘쏘했습니다. 수육은 익숙한 수육 맛이라 반가웠고, 뼈 있는 닭고기는 레몬그라스인지 유자인지 살짝 상큼한 첫 맛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간장 치킨 맛이었습니다. 순살 닭고기는 갈비에 가까운 소스로 볶은 듯했는데, 옆에 영국에서 오신 분이 개구리 고기 같다고 하더군요. 난 아무리 봐도 치킨인데...ㅋㅋㅋ 생선은 식감은 부드러웠지만 식어서 그런지 살짝 비렸고요, 계란전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이건 집에서도 먹고 싶은 맛이었어요. 짭조름한 게 딱 한국인 입맛! 오믈렛을 펼쳤다고 해야 하나 스크램블을 안 저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 중간의 맛이었습니다. 야채볶음은 여행 말미에 먹은 것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첫 끼여서 그런지 "오.. 이게 베트남 식인가..." 하면서 나름 맛있게 먹었습니다.

 

후에 투어 중 먹은 베트남 가정식. 밥이 대접에 고봉으로 쌓여있다. 주걱이 아닌 국자로 덜어 먹었다.
후에 투어 중 먹은 베트남 가정식. 밥이 대접에 고봉으로 쌓여있다. 주걱이 아닌 국자로 덜어 먹었다.

밥은 국자로 퍼먹었는데,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주걱이나 숟가락이 아닌 국자를 쓴다는 게 독특하네요.

 

식당 내부 전경. 마당 정원이 잘 꾸며져 있다.
식당 내부 마당 전경

다 먹고 일행들을 기다리며 식당 내부를 산책했는데, 정원이 되게 잘 꾸며져 있더군요. 당대 유력 귀족 가문의 집을 개조한 것인가 싶습니다.

 

 

# 통통배 체험

밥을 다 먹어갈 때쯤 가이드 킴이 다음 장소로 배타고 갈지 차 타고 갈지 고르라고 하는데, 체험 삼아 배 타겠다고 했더니 이거 참 바가지였습니다. 

 

통통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원래 계획과 달리 후에 왕궁이 아니라 사원을 먼저 방문한다고 했는데, 가이드는 배로 함께 이동하고 배 안타는 사람은 기사와 함께 차로 먼저 떠났어요. 배 타는 것은 추가 금액이 20만 동이었나, 아무튼 당시 동 환전을 안 한 상태라서 달러 계산 되냐니까 4달러라길래 2명이서 8달러 내고 탔습니다. 당시에는 베트남 물가에 감각이 없었는데, 8달러면 엄청 큰돈인데... 돈값 못해서 돈 아까웠습니다. 엔진 소음도 크고 볼 것도 없었어요. 가이드가 뭐 설명해 주는데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도착해 보니 차로 출발한 사람들은 먼저 와서 보고 있던데, 혼자 너무 앞서나가서 배와 함께 도착한 가이드 킴이 입구에서 해주는 브리핑을 놓친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그 외에는 차 탄 사람이 승자였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

 

 

# 다낭 근교 관광지, 티엔무 사원

티엔무 사원 입구에 세워진 거대한 석탑. 7층이고, 유리창이 나 있다.
티엔무 사원 입구에 세워진 거대한 석탑

사원은 웅장했습니다. 가지가 엄청 많은 저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들었었는데... 까먹었습니다. ㅠㅠ 저거 말고도 내부에 어떤 나무는 떨어지는 열매를 맞으면 커플이 깨진다고 했던가 영원하다고 했던가 아무튼 킴이 나무에 대한 설명을 많이 해줬는데 적어둔 게 어디 갔는지... ㅠㅠ 탑 뒤에는 입구가 있는데, 우리나라 절과 마찬가지로 수호신 동상이 양옆에 서있었습니다. 하얀 얼굴의 수호신은 선에 격려를, 검은 얼굴의 수호신은 악을 벌주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절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내부에는 달마 닮은 러키 붓다라는 동상이 있었는데, 중국 불교 영향을 받아 배 나온 게 용서와 행복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베트남 시내 곳곳에 흔하게 보이던 동상이 럭키 붓다였어요.

 

틱꽝득 스님이 소신 공양하는 날 타셨다는 파란색 차량. 차고 왼쪽 위에 불타지 않은 심장 사진이 걸려있다.
틱꽝득 스님이 소신 공양하는 날 타셨다는 파란색 차량

아무튼 내부에는 틱꽝득 스님이 공산당의 억불 정책에 반대하며 소신공양하는 날 타고 가셨다던 파란색 차량이 전시돼 있었는데, 왼쪽 위에는 분신에도 타지 않았던 심장의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그의 엄청난 의지로 인해 심장은 타지 않았다고 합니다. 틱꽝득 스님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이를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기에 신기했습니다.

 

사원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탑. 누군가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했던 것 같다.
사원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탑

이어서 수도승들이 이용하는 곳을 지나 사원 가장 깊은 곳에서 한 탑을 만났는데, 여기저기 향을 많이 피우는 베트남답게 커다란 향로가 앞에 있었고, 세 바퀴(일곱 바퀴였나 헷갈리네) 돌면 긍정적인 기운을 준다는 가이드의 말에 동행객 중 인도인 분들은 열심히 돌기 시작했고, 서양인들도 재밌어하며 한 바퀴 정도 돌았습니다. 저는 크리스천이라 패스. 누군가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 것 같은데, 사원에서의 가이드 브리핑은 메모가 다 날아가서 전반적으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ㅠㅠ

 

 

# 후에 왕궁

후에 왕궁 입구. 커다란 문에 금색 기와가 눈에 띈다.
후에 왕궁 입구

이어서 도착한 후에 왕궁! 입구서부터 거대한 스케일이 눈에 띄었습니다. 프랑스의 공격으로 유실된 부분이 많았는데, 빈 공터가 운동장을 방불케했고, 남아있는 건물들 크기도 엄청났어요. 특히 입구는 왕의 사열대로도 쓰였다던데 우리나라 숭례문과 달리 색깔이 화려해서 더 커 보였습니다. 여기도 입구에 들어가기 전에 킴이 잠시 기다리라더니 입장권을 사서 나눠 줬는데, 티켓은 1인당 20만 동 짜리였습니다.

 

후에 왕궁 안내판, 경복궁이나 자금성과 비슷한 구조의 지도가 보인다. 왕궁에 대한 베트남어와 영어 설명이 적혀있다.
후에 왕궁 안내판

안내판을 보면 왕궁의 크기를 짐작케하는데, 구조는 경복궁이나 자금성과 비슷해서 익숙한 모습이었습니다.

 

후에 왕궁 종묘 같은 곳. 우리나라 종묘처럼 길게 늘어진 건물이다.
후에 왕궁 종묘(?)

왕궁 이곳 저곳을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누볐는데, 인상깊었던 곳은 종묘입니다! 우리나라 종묘도 교과서에서나 봤지 실제로 가본적은 없는데...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종묘 같은 곳을 가보니 신기했어요. 우리나라 종묘랑 비슷하게 생겼더라고요.

 

후에 왕궁 종묘 내부 모습. 제단 마다 왕 한 분씩 모셔져 있다.
후에 왕궁 종묘 내부 모습

내부에서는 신발도 벗고 사진도 못 찍었지만, 바로 앞에서 찍은 내부 모습. 각 제단마다 왕 한 분씩 모셔져 있었습니다. 안에서는 킴이 왕에 대해 한 분 한 분 소개해줬는데, 이전 왕조에 대항해 일어났던 왕들부터, 프랑스 지배를 받던 불쌍한 왕들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특히 둘째 왕 "민망"은 정력왕이어서 많은 자식을 두었는데, 그래서 동네 특산품 중 정력에 좋은 와인 이름이 "민망 와인"이라고. ㅋㅋㅋ

 

후에 왕궁 안 황후의 거쳐.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후에 왕궁 안 황후의 거쳐.

이어서 황후의 거처로 들어갔는데, 왕실의 생활상이 엿보이는 사진들이 전시돼있었습니다. 들어가기 앞서 이 공간은 여성 전용이었다며 황후를 뜻하는 봉황이 그려져 있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하네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봉황이 대통령을 뜻하는데 뭔가 신기했습니다.

왕궁 복도에 전시돼 있던 왕실 문서들. 한자로 쓰여져 있어 조선이나 청나라 문서와 비슷해보인다.
왕궁 복도에 전시돼 있던 왕실 문서들.

이동하는 복도 곳곳에 왕실의 고문서들이나 왕들의 치세 이야기 등 여러 자료들이 있었는데, 킴이 빨리 지나쳐버려서 아쉬웠습니다. 충분히 많은 설명을 해주었지만, 직접 읽어보고 싶은 내용도 있었는데..ㅠㅠ

후에 왕궁 궁중 악사들. 연주는 안하고 떠들고 있다.
후에 왕궁 궁중 악사들

궁중 악사들도 있었는데, 시간 되면 연주도 해준다는데 해당 시간이 아니라 공연은 못봤습니다. 아쉽 ㅠㅠ

 

후에 왕궁 왕실 극장. 화려한 장식과 의자들이 있다.
후에 왕궁 왕실 극장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왕실 극장이었는데, 무대와 객석이 무척 화려했습니다. 2층 발코니는 못 올라가게 돼있었는데, 구조가 마치 옛 유럽 오페라 극장 느낌이었습니다. 극장 한편에 악기나 마스크 그리고 공연 복장 같은 게 전시돼 있고, 무대 뒤편에는 공연 대기실 같은게 있는 것으로 보아 옛날에 실제로 진행하던 경극 재현 공연 같은 것을 하나본데 못 봐서 또 아쉬웠습니다.

후에 왕궁 정원. 화려하진 않지만 꽃과 연못이 소소하게 꾸며져 있다.
후에 왕궁 정원

오가는 길에는 정원이 잘 꾸며져 있었고, 가이드 말로는 테니스를 좋아하는 황제가 있어 테니스장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전반적으로 궁궐이 업무 공간보다는 황제의 놀이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업무 공간이 프랑스에 의해 파괴되고, 볼거리가 노는 공간이라 그런 곳만 다녀서 그랬겠지만요. 어떤 돌문은 까무잡잡한 색감에 이끼가 껴있어서 정글 속 잉카 문명의 문짝 같기도 했습니다. 밥 먹고 나서 산책 겸 둘러보기 좋은 곳이었어요. 근데 하도 넓다 보니 후반부에는 조금 지쳤습니다. ㅋㅋㅋㅋ 우기에 가서 망정이지 한 여름이었으면 쓰려졌을 수도...

 

 

# 끼워팔기 기념품 숍

기념품 숍에서 받은 다과. 한과 같은 과자들이 나왔다. 멀리 민망 와인이 보인다.
기념품 숍에서 받은 다과

이어서 잠시 쉬어가자며 기념품 숍에 들렀습니다. (난 호텔에서 쉬고 싶은데..ㅋㅋ) 사실 기념품 숍에 들러준다면 직접 돌아다닐 수고를 덜어주어 어쩌면 감사한 일이지만, 카페와 화장품 가게에 이어 배 체험과 이곳까지... 끼워파는 코스 다니느라 거의 1시간은 소진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이곳에서 제공한 과자들은 생강 맛 빠진 달달하고 바삭한 유과 맛 한과가 무척 맛있었고, 아까 설명 들었던 정력왕의 민망주를 마셔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술을 안 해서 못 먹어봤지만ㅋ 사진 왼쪽 구석에 노란 소주 잔에 든 게 민망주인데요, 먹어본 친구에 의하면 와인이라기보다는 한약 탄 소주에 가까운 맛이라고 하네요. 한편 매장에 자욱할 정도로 진하게 피워둔 향 때문에 머리 아파서 저는 차에 빨리 들어가 쉬었어요. 이렇게 이날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 후에 투어 총평

투어를 마치고 드롭할 때, 영국 가족이 차에서 내리다가 넘어져서 다치니까 가이드가 다시 태우더니 반창고도 주고 이래저래 챙겨주더군요. 저희도 드롭지 변경을 미리 이야기해뒀는데 까먹은 것은 당혹스러웠지만, 먼 지역임에도 알겠다며 근처까지 가서 내려주어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가이드 킴이 하드 캐리한 즐거운 투어였어요! 끼워 팔기만 빼면요. ㅋㅋ

 

베트남은 휴양지라지만, 혹시 저처럼 현지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특이 취향의 분이거나 다낭 너무 자주 가서 2~3일 쉬던 중 하루쯤 특별한 투어를 해보고 싶다는 분께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고, 이곳에서 배운 베트남 역사 덕에 이어진 여행 중에도 "아 저게 그거구나"하고 소소하게 그들의 문화를 알아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