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 모임을 위해 강남을 찾은 김에 박승철헤어스튜디오 강남대로점에서 머리를 하고, 혼밥할 만한 가게를 찾던 중, 횡단보도 넘어 작은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교토 가츠규"
이름이 가츠규니 메뉴는 당연히 규카츠겠거니 싶어, 문득 '소고기 구워 먹고 싶었는데 잘 됐구나' 하고 홀리듯 들어갔습니다. 근데 매장이 오피스 빌딩 내부 2층에 있더라고요? 일반적이진 않은 위치라 신기했습니다.
# 교토 가츠규 강남 358타워점 위치
아, 빌딩에서 본 간판 모습 찍는 걸 깜빡했네... 아무튼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바로 눈앞에 미국 가정식 집이 망했는지 불이 꺼져있어서 순간 '잘못 들어왔나, 여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때 검은 조리사 복장 같은 것을 입은 분이 매장 앞에서 전화를 하고 계셔서, 그제야 '저기는 영업하는구나' 하고 들어갔습니다.
# 교토 가츠규 대표 메뉴, 가격
대표 메뉴는 살치살규카츠정식에 다시 계란 추가한 옵션인 것 같은데, 뒤에 스테이크동 등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소고기를 구워 먹고 싶어서 이걸로 주문했습니다. 마침 가격이 여기 나오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은 맛과 구성이지만 20,900원 값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음... 개인적으로 8,900원이면 줄 서서 먹을 맛집, 12,900원이면 적당한 수준이랄까?
# 살치살규카츠정식 구성
구성은 메뉴판에 나와있는 그대로였습니다. 의아했던 것은 양배추 위에 드레싱이나 소스가 없었다는 것. 생양배추를 씹다가 '원래 이런 건가? 아니면 빼먹은 건가? 물어볼까?'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다 먹을 것도 아닌지라 그냥 넘겼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테이블 옆에 드레싱이 있는데 제가 못 본 것이었습니다. ㅋㅋㅋ 미소장국은 짠 편이었고, 카레는 일반적인 일본식 하이라이스 맛이었습니다. 다시 계란은 생으로 먹어봤는데, 그냥 계란에 간장 살짝 푼 느낌이랄까... 많이 짜진 않고, 그냥 간이 적절히 된 수란이었습니다. 피클이랑 단무지, 생강초도 있었는데, 식초 국물에 담가져 있지 않고 물기를 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조금 단단하고 담백한 식감이라 개인적으로는 괜찮았습니다. 일반 단무지랑 피클과 달리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덜하고 짠맛이 강해 맛은 호불호가 있을 듯합니다.
# 살치살규카츠정식 맛
맛은 그냥 맛있는 소고기였습니다. 질 좋은 소고기를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뿐입니다. 튀김옷의 존재감이 약해서 빵가루의 바삭함이나 튀김옷의 고소함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소고기를 먹고 싶어 간 것이었으니 소고기가 맛있으면 그만이긴 했지만, 규카츠라는 정체성은 없고 그냥 소고기 1인분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기 크기가 균일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사진에도 보이듯, 잘린 크기가 다 다릅니다. 직원이 구워주시는 것도 아니고 제가 직접 구워야 하는데, 소고기 잘 못 굽는 분들께는 당혹스러울 것 같습니다. 저도 썩 잘 굽는 편은 아니라서 저는 첫 점은 버린다 생각하고 시험 삼아 구워본 뒤, 다음 고기부터 굽는 시간이나 뒤집는 타이밍을 조절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여기 규카츠는 크기다 들쑥날쑥이니 한 조각 한 조각 두께에 따라 굽는 타이밍을 달리해야 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당연히 조각마다 맛도 달랐습니다. 뭐.. 이게 취향이신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분들께는 아쉬운 포인트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든 고기 질은 좋았고, 소스도 맛있었습니다. 산초 소금은 뭐가 특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으레 그렇듯 와사비와 소금은 소고기와의 조합이 훌륭했고, 다시 간장은 간이 약해서 아쉬웠지만 소유나 양조간장보다는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우스터 소스는 시큼하지 않고, 갈비 소스 마냥 풍미를 더해줘 좋았습니다. 근데 카레나 다시 계란은 고기의 육향만 가릴 뿐, 조화로운 느낌은 아니라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계란과 카레를 비벼보았는데, 향이 약해서 좀 삼삼했지만 그 나름대로 일본 가정식 느낌의 매력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물론 결국 한국인 습성 못 버리고, 다시 간장과 산초 소금을 넣어 감칠맛있게 먹어버렸지만요. ㅋㅋㅋㅋ
# 교토 규카츠 강남 358타워점 총평
질 좋은 고기와 재료를 써서 맛은 괜찮았지만 조리 상태와 서비스가 아쉽습니다. 그래서 20,900원이 무척 비싸게 느껴집니다. 어차피 빌딩 2층까지 올라가야 하는 마당에... 강남 입지를 생각해도 12,900원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레싱 못 찾아서 양배추를 생으로 먹은 것은 제 잘못이지만, 2만원 넘게 받는 가게라면 그냥 "규카츠는 화로가 적절히 데워지면 구워드시면 됩니다. 미디움 레어로 구워져 나오기 때문에, 겉면만 익힌다는 느낌으로 하나씩 살짝만 구워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 3가지 소스에 하나씩 찍어드시고, 양배추는 옆에 비치된 드레싱 부어 섞어 드시면 됩니다." 정도 설명 기대하는 게 과한 것일까. 아 물론 메뉴판에 써두었으니 그런 설명은 안 해도 되겠지만서도 손님이 나뿐이고 서빙 직원이 3명이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 최소한 고기라도 균일하게 썰어주면 어땠을까. 2만원 넘는 가격 때문에 괜히 아쉽습니다.
결론,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 프랜차이즈를 들여온 것이라는데, 돈 많은 역삼동 주민이면 동네 새 가게 들러볼 겸 갈만한 것 같습니다. 맛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 생각하면, 강남까지 찾아간 타지인이 굳이 찾을 만한 맛집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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