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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다낭 여행

[다낭 여행] 유익한데 아쉬운 "후에 투어" 후기(상) #랑코 비치 #카이딘 황제릉

 

다낭 여행의 첫 시작은 후에 투어였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다낭 여행객들은 리조트나 호이안에서 경치와 마사지를 즐기는 휴양을 하실 텐데요. 저는 해외여행이라면 단순 휴양이 아니라 응당 현지 문화를 느껴봐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기에... 굳이 현지 유적지를 찾아가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옛 베트남 왕궁과 왕릉을 구경할 수 있는 후에 투어를 다녀왔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절한 가이드와 함께 신기한 베트남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유익하고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꾸 끼워팔기 매장에서 시간 낭비하는 것... 그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 후에 투어 구성, 가격

 

일단 "후에"는 다낭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위치기 때문에 자유여행객이 개인적으로 그랩 잡아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와 친구는 투어를 이용했습니다. "클룩"에서 찾은 "랑코 베이 & 후에 시티 투어 (다낭 출발)" 투어였고, 2명이서 103,550원 결제했습니다.

 

후에 투어 일정 안내문. 하이반 터널을 지나 카이딘 황제릉과 후에 왕궁을 방문한 뒤, 티엔무 사원에 들렀다가 복귀하는 일정이라고 적혀있다.
후에 투어 안내문
투어에 포함된 점심 메뉴를 미리 안내하고 있다. 팬케이크, 새우 볶음, 생선 요리, 치킨 요리, 밥 등이 나온다고 한다.
투어에 포함된 점심 식사 메뉴

 

후에에서 볼만한 왕궁과 왕릉은 다 들르고, 그 유명한 틱꽝득 스님의 흔적이 있는 티엔무 사원까지! 유서 깊은 유적지를 알차게 방문할 수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현지 가정식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후에 투어 차량, 중형버스에 꽉 채워 좁게 이동하는 모습니다.
후에 투어 차량

한편 차량은 7~9명이 탑승하는 밴 종류일 줄 알았는데, 중형버스인데다가 동행객도 15명 정도 되어 당황스러웠어요. 당일 삼디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투어 후에 리조트로 체크인하려던 터라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있었는데, 왕복 4시간 정도 짐을 안고 이동하려니 고역이었습니다. 사전 안내에는 짐 지참이 가능하다 해서 트렁크나 짐칸이 있을 줄 알았는데, 좁은 버스에 끼여 타야 해서 아쉬웠어요. ㅠㅠ 그래도 우리 가이드 "킴"이 이동하는 내내 관광 일정, 유적에 대한 이야기, 해당 지역 동네 설화 등등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영어로 소통이 잘 되고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차량 이동하는 2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어요. 물론 복귀하는 2시간 동안은 킴도 지쳤는지 "이제 드롭 장소로 이동하겠다"라는 말을 끝으로 조용해졌지만요. ㅎㅎ

 

 

# 다낭 근교 유적지, "후에" 가는 길, "랑코 베이"와 화장품 가게?

일정표에 "동남아시아 최장 터널인 하이반 터널을 통해"라고 굳이 언급해놨길래 길이 예쁜 드라이브 코스라도 되나 했는데, 그냥 터널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길지도 않았어요. 뭔가 거창해보이는 저 멘트가 오히려 기대감만 높였는데 별거 없었습니다. 그래도 원래 터널이 하나였는데 하나 더 필요해져서 한국과 일본의 도움을 받아 제2터널을 지었다면서 "저기 터널 건축을 도와준 사우스 코리안 탔네요 하이!"하고 저희에게 손인사했던 가이드 킴 덕에 터널 통과하면서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킴은 하이반 터널이 나름 길다 보니 베트남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는 안전상의 문제로 통과하지 못해서, 사람은 버스를 타고 오토바이는 돈 내고 트럭에 실어 통과해야 한다는 뒷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어쨌든 터널 통과 후 곧 랑코 비치에 도착해 내렸습니다.

랑코비치 전경. 해안가 가까이 난 도로 위로 오토바이가 지나고 있다. 열대 나무가 줄 지어 서있다. 멀리 산이 보여서 바다라기보다는 큰 호수처럼 보인다.
랑코 비치 전경

음... 여기도 생각보다 별거 없었습니다. 수평선이 안 보이고 멀리 산맥이 보이길래 호수인 줄 알았는데, 지브롤터 해협만 남겨두고 육지에 둘러싸인 지중해 마냥 작은 해협을 두고 둘러싸인 큰 만(bay)이더라고요. 가이드 킴이 말하길 양식이나 낚시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은 동네라고 합니다. 실제로 멀리 우리나라 김 양식장 마냥 무슨 막대기 같은 게 잔뜩 꽂혀있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열대 나무 빼면 우리나라 서해 밀물 때 모습이랑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랑코 베이를 바라보는 카페. 각종 커피와 함께 진주 등 기념품을 팔았다.
랑코 베이를 바라보는 카페

랑코비치 구경할 때 내려줬던 카페인데요. 사실 해안가가 넓지 않고 도로와 바다 간 간격이 고작 10m 정도라 볼 건 별로 없었고, 가이드가 바다 보이는 이 카페에서 쉬어가자고 하던데... 카페 끼워팔기가 메인이었던 것일 수도...ㅋㅋㅋ 실제 진주와 진주 액세서리 등을 팔았습니다. 저랑 친구는 첫날 환전을 안 해가서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그냥 구경했는데, 진주 장식은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정체불명의 화장품 매장. 레몬그라스로 추정되는 재료로 만든 화장품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고, 투어 동행객들이 이에 대한 가이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체불명의 화장품 매장

랑코베이에서 차량을 탑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정체불명의 화장품 매장에 내렸습니다. 주택가에 뜬금없이 위치한 곳이었는데, 레몬그라스로 추정되는 풀을 오랫동안 끓여 액기스로 만드는 공정을 보여주며 소개하더니 그 재료로 만든 화장품들이 진열된 곳으로 저희를 데려갔습니다. 각종 약과 방향제, 화장품들이 있더군요. 마침 투어 차량에 걸려있는 것과 같은 차량용 방향제가 있길래 현지 여행사랑 제휴된 매장이겠거니 싶었습니다.

 

 

# 다낭 근교 유적지 카이딘 황제릉

웅장한 카이딘 황제릉 입구, 가파른 계단 위에 세 개의 문과 건물들이 보인다.
웅장한 카이딘 황제릉 입구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카이딘 황제릉! 입장료는 외국인의 경우 15만 동이었고, 가이드인 킴이 입구에서 잠깐 기다리라더니 현장에서 입장권을 사왔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맞이한 릉은 생각보다 웅장했고, 릉이라기보다는 궁궐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킴이 설명하길 베트남 사람들은 사후세계를 중시해서 현생의 집보다 무덤을 더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카이딘 황제도 죽기 20년 전부터 릉을 건설하며 종종 건축 상황을 시찰했다고 하던데, 사후세계용 거주지 느낌으로 지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후 황제를 섬길 신하들이 동상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황제가 키가 작은 편이라 동상은 좀 더 작게 만들었다고.

카이딘 황제릉 본 건물 천장의 용 그림. 무채색에 가깝게 그려져 있다.
카이딘 황제릉 본 건물 천장의 용 그림

카이딘 황제릉은 20세기 초, 프랑스 지배 아래 있던 1920년 대부터 짓기 시작했다 보니 프랑스의 서양적인 건축양식이 곳곳에 보였는데,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던 동양적인 용 장식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사진에서 많이 보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의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한편 당시 베트남 국민들은 식민 통치를 받던 시기에 화려한 왕릉을 짓는 황제에게 불만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천장 벽화를 그리는 화공이 발로 저 용들을 그리는 모습을 시찰 나온 황제가 보고 문제 삼자 "그림이 크다 보니 적절히 거리두고 조망하려면 발로 그려야 합니다"라고 변명하는 화공에게 황제도 딱히 더 뭐라 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카이딘 황제릉 안 황제 제사상. 화려한 장식과 황제 영정, 향과 공물 등이 올라가 있다.
카이딘 황제릉 안 제사상

황제의 제사상에는 과자가 올라가 있었는데, 격식은 별로 중시 하지 않고 황제가 좋아했던 음식을 올려두나 봅니다.(생전에 과자를 좋아하셨...겠죠?ㅋㅋ) 한편 주변이 무척 화려한데, 모자이크화 마냥 도자기 조각 같은 것을 붙여 장식을 그려낸 모습입니다. 가난한 시대에 외제 문물을 많이 들여와서 만든 것이라던데, 와중에 건설 중에 사고사 당한 사람도 많아서 당시 민중들이 싫어했다고.

황제릉 내부 황제상. 엄청나게 화려한 주변 장식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황제릉 내부 황제상

내부 황제 동상은 더 화려했습니다. 황제 동상은 실물 크기라던데 가이드 설명처럼 몸집이 작은 편이었고, 예산 문제로 전체를 금으로 못 만들고 나무상 위에 도금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아래에 황제가 묻혀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저 뒤로 집무실처럼 꾸며 놓은 공간에 제단이 또 있었습니다.

 

카이딘 황제릉 내부, 생전 황제가 사용하던 탁자와 도자기 등이 전시돼 있다. 황제가 해당 탁자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그 위에 전시돼 있다.
카이딘 황제릉 내부, 생전 황제가 사용하던 탁자와 도자기 등

이어서 제단이 있던 방 왼쪽방으로 들어가 보니 황제가 생전 사용하던 탁자와 이를 황제가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시돼 있었고, 각종 도자기 등 황제의 물건들도 진열돼 있었습니다. 여기 이 벽면은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콘크리트로 대리석 느낌이 나게 만든 벽이라고 하던데, 옛 황제릉에 콘크리트가 쓰인 것도 신기하고 그걸 대리석 느낌 나게 만든 것도 신기했습니다.

 

카이딘 황제릉 내부에 전시돼 있는 사진들. 황제의 장례식 장면이다.
카이딘 황제릉 내부에 전시돼 있는 사진들

그리고 옆에는 당시 장례식 장면, 황실 사람들 모습, 집무실에서 집무 보는 황제의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전시돼 있었는데, 20세기 초 베트남 황실의 모습은 생소한 만큼 신기했습니다.

 

카이딘 황제릉 메인 건물 외부 모습. 무채색이지만 화려한 장식이 눈에 띈다.
카이딘 황제릉 메인 건물 외부 모습

건물 외부 장식도 화려한 편이었는데, 무채색이라 감흥이 덜했지만 아무튼 꽤나 웅장했습니다. 예산 문제로 다른 황제릉에 비해서는 아주 작게 만든 것이라던데 베트남 사람들이 얼마나 사후세계를 중시하는지 느껴지더군요. 저 메인 건물 앞으로 탑 같은 건물 두 개 정도가 나란히 계단식으로 배치돼있었습니다. 아마 신하들의 업무 공간이었겠죠? 킴의 설명을 마치고 15분 정도 자유 관람 시간을 가졌는데,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내부로 들어가 사진 자료들 구경했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즐겼던 투어라 그런지 당시를 떠올리며 포스팅하는 게 즐겁네요 ㅎㅎ 너무 길어져서 후에 투어 이야기는 한 번 끊어 가겠습니다!

 

 

 

[다낭 여행] 유익한데 아쉬운 "후에 투어" 후기2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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